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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선택 존중" vs "낙태 반대"…연방상원 쉬프·가비 후보 격돌

가주 연방상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 공화 양당 후보들이 방송 토론에서 격돌했다.     ABC7 주최로 8일 오후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민주당 애덤 쉬프, 공화당 스티브 가비 후보가 총기, 자연 재해, 낙태, 트럼프, 외교 등을 주제로 격론을 펼쳤다.   쉬프 후보는 20년 넘게 가주 출신 연방하원의원으로 일해왔으며 가비 후보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두 후보는 명백하게 입장이 갈렸다.   쉬프 후보는 가비 후보가 지속해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왔던 것을 지적하며 “유권자들은 야구복을 입은 마가(MAGA) 미니미가 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가비 후보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지금 현재 미국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쉬프가 “다이앤 파인스타인을 본받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지만, 가비는 “쉬프 후보는 트럼프 탄핵에만 열중했던 사람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낙태 이슈에 대해서 쉬프 후보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건강에 관련된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민주당 입장을 대변했다. 가비 후보는 “나는 가톨릭 신자로 낙태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현재 가주 연방상원은 파인스타인 전 의원이 지난해 9월 사망하면서 공석이 됐고 이후 라폰자 버틀러가 개빈 뉴섬 주지사에 의해 지명돼 일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연방상원 여성 후보 격돌 트럼프 후보 낙태 반대

2024-10-10

종교계 중심의 낙태 반대 진영 "아직 끝난 것 아냐"

낙태권은 동성결혼 이슈와 함께 여전히 곳곳에서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수십 년간 낙태 권리를 법적으로 지탱해왔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1973년)' 판례를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며 주 정부 결정 사항으로 돌렸지만 찬반 논란은 여전히 거세다. 현재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인권 단체 등은 연방대법원 결정 이후 줄기차게 낙태 권리 보호를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목소리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수 가톨릭 개신교 등에서도 낙태 반대를 계속 외치고 있다. 낙태 문제는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점점 기세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LA다운타운 가톨릭 교인 등 수많은 이들이 낙태 반대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나섰다.   LA경찰국(LAPD)측은 이날 모인 집회 참가자는  "12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제9회 원라이프LA(OneLife LA)'로 LA가톨릭 대교구가 주최하는 연례 낙태 반대 집회다. 주제는 '우리의 사명은 사랑(Our Mission is Love)'으로 호세 고메즈 LA대교구 교구장까지 나서 환영사를 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영순(52ㆍLA)씨는 "법적으로 허용 여부를 떠나 낙태 문제는 원론적으로 생명에 관한 이슈"라며 "생명이라는것은 그 자체로 고귀한 것인데 없애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뉠 수 없다"고 말했다.   '1973년 1월22일'은 미국에서 낙태 논쟁을 본격적으로 촉발하며 낙태권을 인정하게된 '로 대 웨이드(Roe vs Wade.1973년)' 판결이 내려진 날이다. 지난 22일은 이 판결의 50주년이 되는 날로 전국 곳곳에서는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졌다. 200개 이상의 지역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따라 낙태권을 지켜야 한다는 시위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로 대 웨이드 판결 50주년을 맞아 연방대법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낙태권 보호를 성문화하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은 균형 잡힌 결정이었고 헌법상 원칙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이를 뒤집었고 헌법상 권리를 빼앗았다. 의회는 즉시 로 대 웨이드 판결 보호를 성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사실상 폐지했지만 여전히 낙태권을 두고 상반된 목소리와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언론들은 계속되는 낙태 논쟁을 두고 '포스트 로(post-Roe)' 시대의 모습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LA데일리뉴스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자 낙태 권리 옹호 진영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라이프LA 집회 등을 보면 낙태 반대 진영 역시 멈추지 않고 캠페인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원라이프LA 집회에 참석한 샌버나디노가톨릭교구 브렌다 노리에가(청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이건 영적인 운동이자 생명과 사랑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가톨릭 신념에 따라 생명이 존중받고 환영받는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 VOX는 21일 "낙태 반대 진영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을 쏟아 부어 지난해 결실을 맺었지만 낙태 반대 운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것은 엄밀히 보면 낙태 금지가 아닌 낙태와 관련한 규제 여부를 주정부에게 맡긴 것이다. 이로 인해 주별로 낙태에 대한 법률적 규제와 해석이 달라지다 보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가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진행된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는 가주 헌법 개정안(주민발의안 1)이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었다.     낙태 반대 기관 '생명교육 및 방어를 위한 행진과 기금(MLEDF)'의 진 맨치니 회장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낙태 반대 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맨치니 회장은 "낙태 반대 운동이 약해질 수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낙태 반대 목소리가 줄어드는 것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낙태 반대 단체 수잔Bㆍ앤서니프로라이프 매조리 대넌펠서 대표 역시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로 대 웨이드가 뒤집혔을때 '드디어 우리의 일이 끝났다. 자 집에 갈 시간이야'라고 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낙태 반대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고 열심히 노력해야 이 가치를 지킬 수 있기에 낙태 반대 캠페인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일 워싱턴DC에서도 개신교인 등 수만 명이 참석한 대규모 낙태 반대 집회인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이 개최됐다. 그동안 매해 열렸던 이 행진은 지난해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번복된 후 처음 진행된 행사였다.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닷컴(slate.com)은 21일 "눈에 띄는 점은 고등학생 대학생 등 젊은층의 개신교인들이 많았고 기독교 록밴드까지 나섰다"며 "이는 '프로 라이프 세대(pro-life generation)' '포스트-로 세대(post-Roe generation)'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UCLA 지나 최(23ㆍ경제학)씨는 "특히 낙태를 옹호하는 여론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라며 "기독교인으로서 낙태 이슈를 두고 토론하는 것 자체가 시대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낙태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 기독교계의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생명을 위한 행진에 참여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혔다고 해서 미국이 하나님께 돌아섰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낙태 전쟁을 주별 싸움으로 옮긴 것 뿐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나오는 것까지 봐야 한다"고 연설했다.  장열 기자종교계 반대 낙태 반대 낙태 논쟁 낙태 권리

2023-01-30

[독자 마당] 낙태권 논란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반세기 동안 지켜오던 낙태권을 폐지하는 판결을 내리자, 찬·반 여론이 가열되면서 전국을 흔들고 있다.     낙태란 살아있는 태아를 모체로부터 제거하는 것인데,이를 옹호하는 측에선 낙태를 자유권의 기초인 자기결정권 내지 여권의 한 부분으로 확대한다.     그러나 낙태 반대의 변은, 태아가 모체내에 잉태되는 순간, 모체와는 별개의 생명개체로 외부의 누구라도 임의로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태아와 모체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는 생활상 정황, 모체건강,모성,생명윤리의식 등 당사자의 자의적 견지에서 해석될 것이다.     이중에서 태아로 인한 모체건강상 이유는 낙태 찬·반 양측 모두 간과할 수 없는 절대적 우선 조건이므로 이를 제외하고 양측이 내세우는 주장을 요약한다면, 태아생명과 모체 자유권이다. 사실 이 두 가지 모두 취사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중한 과제인데, 어느 한쪽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찬·반으로 갈라서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도 버리지 않고 두 과제 모두를 취함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일 것이다. 어느 생명이나 마찬가지지만, 우리 인간은 헤아릴 수 없는 천지 조화속에 불가역적 생명체로 태어나 인류역사를 이루며 이어나갈 우주만물의 한 부분이다.     모체의 한낱 현실적 필요로 이 불가사의한 우주섭리를 외면하거나 거역함은, 마치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아서는 당랑거철의 무모함 이상이며, 또한 모체자신의 분신에 대한 모성본능과 생명윤리에 반하는 지울 수 없는 죄악이다.     이렇게 낙태는 그 당사자만이 아닌 주변과 인류사회 전반에 연관된 문제여서 그 일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과제임을 인식, 최소한 법이 정하는 한계를 지킴이 성숙된 민주시민의 자세일 것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낙태권 논란 낙태권 논란 모체건강상 이유 낙태 반대

2022-07-10

'낙태권 폐기' 반기는 교계…이면에는 다양한 견해도

세기적 판결이 내려졌다. 연방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50년 가까이 낙태 합법화를 법적으로 지탱해왔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1973년)’ 판례를 지난 24일 폐기했다.   그동안 낙태 문제는 특히 기독교계에는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신의 창조와 섭리에 우선적 가치를 두고 생명, 인권 등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렇다.   연방대법원이 판결을 내리자 기독교계는 대체로 반색했다. 그간 낙태 반대를 줄기차게 외쳐온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기독교내에서 한가지 목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찬반은 갈린다. 생명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신의 섭리하에 있다는 신본주의와 여성의 권리를 우선하는 인본주의가 첨예한 갈등 구도를 형성하며 서로 충돌하고 있다.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앞으로 기독교계에 미칠 영향 등을 알아봤다.   단순히 찬반으로 갈리지 않아 경우에 따라 부분 낙태 찬성 "판결 반기지만 지혜 필요해" 사회에 설득력 있게 말해야   낙태 문제를 찬성과 반대로만 나눌 수 있는가. 기독교내에서는 의견이 다양하게 나뉜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를 조사했다.   먼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21%는 ‘낙태는 무조건 예외없이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53%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즉,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10명 중 7명(74%)은 낙태에 반대하는 셈이다.   반면, 인종, 종파에 따라 의견은 다르다.   복음주의권에 속하지 않은 백인 개신교인은 ‘무조건 또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불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37%에 그쳤다. 이어 가톨릭(42%), 흑인 개신교인(28%), 비기독교인(15%) 등의 순이다.   이밖에도 복음주의 개신교를 필두로 여호와의 증인,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 교인들은 낙태 반대 입장이 많았다.   임신과 낙태에는 다양한 이유와 원인이 존재할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도 물었다.   퓨리서치센터는 ‘만약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낙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백인 개신교인(77%), 흑인 개신교인(71%), 가톨릭(69%),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51%) 등 대부분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간에 의한 임신일 경우에는 백인 개신교인(75%), 흑인 개신교인(71%), 가톨릭(66%) 등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강간에 의한 임신일 경우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응답은 40%였다.   그동안 한인 교계에서는 다민족 기도회, 낙태법 폐지 중보기도대회 등을 진행하며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서왔다.   교인 클레어 김(54.LA)씨는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이라서 이번 판결을 반긴다”며 “그러나 시대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 같다. 워낙 첨예한 이슈라서 이 문제를 사회에 설득력 있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작가인 제인 풀톤은 온라인 기독교 잡지 크로스워크에 “태어나지 않은 아기라도 살아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 생명을 가치있게 봐야 한다”며 “반면, 이번 판결에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기 위한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전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교인도 많다.   뉴욕주 미들컬리지에이트 교회 재키 루이스 목사는 “연방대법원이 여성과 자유를 향해 끔찍한 타격을 줬다”며 “안전한 합법적 낙태가 없어지면서 정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갈등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시작 꿈틀대고 있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무효로 하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면서 기독교내에서도 논란은 격화되고 있었다.   LA지역 한인 교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 대법관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이번 판결은 정치적인 산물로 보인다”며 “낙태를 무조건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여러 상황을 종합해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이슈”라고 전했다.   이번 판결 내용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올바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이미 김 변호사(LK 법률그룹)는 “낙태를 금지시킨 게 아니라 낙태 권리가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이에 대한 규제 여부를 주정부 결정 사항으로 돌린 것”이라며 “낙태 옹호 진영에서 이러한 내용을 슬쩍 말을 바꿔서 마치 전면 금지시킨 것처럼 주장하는데 교인들이 판결 내용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로 대 웨이드’ 판결, 반전 또 반전   소송 당사자 기독교인 된 후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 서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LA를 비롯한 전국에서는 현재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왜 낙태 옹호자들은 격분할까.   지난 1973년 1월23일은 미국에서 ‘낙태’에 대한 인식이 바뀐 날이다. 바로 ‘로우 대 웨이드’ 판결 때문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낙태는 불법이었다.   당시 텍사주에 살고 있던 노마 매코비(가명 로)는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하자 낙태 시술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낙태는 불가능했다.     이때 노마 매코비는 여러 여성들과 함께 텍사스주 정부를 대상으로 낙태 합법화를 위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상대가 텍사스주 검사였던 헨리 웨이드 였다.     결국 이날 대법원이 노마 매코비와 여성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인정하며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결국 전국적으로 낙태가 합법되는데 시발점이 됐다.   영원한 건 없다. 30여 년 후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2005년 1월17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이끌어냈던 매코비가 낙태에 대한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승소한 판결에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매코비는 항소장에서 “나는 낙태 후 아이의 생명을 없앤 것에 대해 심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판결 이후 낙태를 했던 여성들과 생명이 사라진 수많은 아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느꼈다”며 “이후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용서함을 통해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으며 이제는 다른 여성들을 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최대한 돕고 싶다”고 밝혔다.   매코비는 그렇게 거듭난 교인이 된 후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서다가 지난 2017년 2월 텍사스주 한 노인 요양원에서 눈을 감았다. 장열 기자낙태권 폐기 복음주의 개신교인 낙태 반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2022-06-27

교계 "낙태 문제 단순하지 않아, 이면의 문제 봐야"

  ━   미시시피주 낙태금지법 심리     연방대법 낙태 금지 심리 시작 '로 vs 웨이드' 판례 변화 주목 대체로 기독교계는 낙태 반대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장 차이   명확한 신앙적 가치 이해 필요 반대 주장 설득력 있게 전해야   전국적으로 '낙태' 문제가 이슈다.   특히 기독교계는 최근들어 시선을 낙태 문제에 두고 있다. 그만큼 민감한 이슈다. 생명 인권 등과 관계된 문제라 그렇다.   이때문에 기독교내에서도 찬반은 갈린다. 낙태는 사회문제이기에 앞서 이면에는 '종교적 신념'도 기준으로 작용한다. 생명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신의 섭리하에 있다는 신본주의와 여성의 권리를 우선하는 인본주의가 서로 충돌한다.     향후 낙태가 첨예한 갈등 구도속에 뜨거운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알아봤다.     지난 1일 연방대법원에서는 낙태 금지 여부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임신 15주 이후 부터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 때문이다.     이날 심리는 제기된 소송 사안에만 국한된 공방이 아니었다. 치열한 공방 이면에는 미국서 50년 가까이 낙태 합법화를 법적으로 지탱해온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례가 뒤집힐수도 있는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연방대법원이 이번 미시시피주의 낙태 금지법을 인정한다면 수십년 간 낙태 합법화의 근간이 된 법적 판례 자체를 사실상 흔들어 버리는 세기적 판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콧 스튜어트 미시시피주 법무부 차관이 주를 대신해 낙태 금지법을 변호하고 있다.   39세의 스튜어트 차관은 프린스턴대학 스탠퍼드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서 행정부 주정부 등의 변론만을 도맡을 정도로 법조계에서는 유능함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스튜어트 차관이 이날 심리에서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로 대 웨이드' 판례의 위헌성이었다.   스튜어트 차관은 이날 심리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완전히 잘못됐다. 그 판례에 근거해 낙태가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는 주장은 역사 전통 문자적 사회 구조적으로도 근거가 없다"며 "지금은 시간이 흘러 모든게 변했다. 그 시절보다 피임 등에 대한 접근도 쉬워지고 인식도 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심리 진행에서는 로 대 웨이드 판례의 위헌성 여부가 핵심이 됐다.   미시시피주 낙태 금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는 현재 엘리자베스 프리로거 변호사가 연방정부를 대신해 변론을 맡고 있다.   프리로거 변호사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올바르게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것을 뒤집으려는 것은 매우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헌법적 권리를 연방대법원이 폐지하려던 적이 있었는가"라고 되물었다.   주류 언론들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듯 하다.   '연방대법원이 미시시피주의 낙태 금지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The Supreme Court seems poised to uphold Mississippi's abortion law)' '논쟁은 끝났다. 다음은 무엇인가(The arguments are over. Here's what happens next)' '(민주당 강세주인) 파란주들의 낙태 권리 옹호자들은 로(roe) 이후의 세계를 대비하고 있다(In a blue state abortion rights advocates brace for possible 'post-Roe world)' 등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힐 수도 있음을 조금씩 보도하는 모양새다.   미시시피주의 낙태 금지법을 두고 연방대법원은 내년 6~7월경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사회적으로는 극심한 찬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계 여론을 좀 더 들여다보자. 낙태 문제는 대체로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높다. 특히 미국에서는 보수 기독교의 근간인 남동부의 '바이블 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도 심리가 열리기 전날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연방대법원은 지금 역사적으로 잘못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 가운데 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가정이 깨지고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 증가하며 성병 등이 증가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뒤집혀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는 보수 기독교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낙태에 대한 기독교계의 기본적 입장은 대체로 명확하다. 생명은 '신(하나님)'으로부터 주어졌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존재 결정은 인간이 선택할 수 없다는 주장이 다수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최근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바이블벨트를 근간으로 형성된 보수적 색책의 백인 복음주의(evangelical) 개신교는 낙태 반대(70%) 여론이 매우 강하다. 합법화 찬성은 29%에 그쳤다.   그러나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소 입장 차이가 보인다.   먼저 일반 백인 주류(mainline) 개신교는 낙태 찬성 여론이 67%로 반대(30%)보다 두배 이상 높다. 흑인 개신교인은 낙태 찬성이 55%였다. 반대는 41%였다. 교리적으로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의 경우도 미국내 가톨릭은 낙태 찬성이 53% 반대는 44%로 여론이 갈린다.   이처럼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시대적으로 낙태에 대한 인식이 완화된 탓도 있지만 기독교 내에서 낙태 이슈에 대한 관심이나 성경적 관점에 대한 실제적 논의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실질적으로 대안 등을 제시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인 클레어 김(54.LA)씨는 "개인적으로 낙태를 반대하지만 대개 한인 교회에서는 낙태에 대해 무조건 '성경적이지 않다'는 결론만 알려주다 보니 교인들은 단순한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본다"며 "하지만 시대가 급변하는데 '죄다 아니다'의 관점만 언급한다면 교계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이상명 총장은 "낙태는 기독교에서 다룰 때도 아주 예민한 문제지만 일단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종교가 가진 공통된 가치일 것"이라며 "예를 들어 무분별하고 그릇된 성문화나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낙태 이면에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교회가 성경적 가치관을 제시하고 바로 잡아나가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가 주장하는 '생명 존중' '창조질서의 보전'이라는 신앙적 가치를 지향하는 목적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주장신대 강우중 교수(기독교와 문화)는 "낙태 문제를 두고 신앙적 신념과 가치를 주장하는 것의 최우선 목적은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그 사랑의 영역으로 되돌아오게 하거나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당사자들을 향해 헤아림과 '함께함'이 없는 종교 재판 식의 가치 주입이나 '나'의 신앙적 신념을 부과하는 것은 결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문제 교계 낙태 금지법 낙태 문제 낙태 반대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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